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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것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라우라 에스키벨, 1989) 읽은 기록_Como agua para chocolate

by 스태리히 2021. 12. 14.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라우라 에스키벨, 1989)

Como agua para chocolate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라는 제목은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본 터라 익숙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초콜릿과 무슨 상관이냐는 의문이 머리 속에 떠다녔다. 그러다 책을 다 읽고, 작품 해설에 있는 설명을 보고서야 아하! 했다. 원제인 como agua para chocolate의 뜻은 '초콜릿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상태'를 가르키는 말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심리 상태나 상황을 의미한다고 한다.

 

보면, 티타는 항상 끓기 직전의 초콜릿 상태였던 것 같다. 주위 환경은 항상 티타에게 각박했고, 그 와중에 유일하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요리였다. 우리나라 식으로 얘기하면 티타한텐 한이 있던 것 같다. 판소리에 한이 뭍어 나오는 것 처럼, 티타의 요리에는 항상 티타의 한/감정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것은 그 요리를 먹는 사람들에게까지 전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언니와 결혼하는 모습을 볼 수 밖에 없는 결혼식에 낸 웨딩케이크는 모든 사람을 그리움, 슬품, 좌절감으로 토까지 하게 했지만, 사랑하는 조카의 행복한 결혼식에 낸 호두소스를 끼얹은 칠레고추 요리를 행복하게 했다. 항상 티타가 참고 참고 또 참고 인고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래서 잠깐 미쳤다가 돌아온 걸지도.

 

요리로서만 행복할 수 있었던 티타가 가엽다. 그나마 결국엔 사랑으로 타올라 불 속으로 사라진 티타가 그 순간엔 행복했기를.

 

2020.8.20 트레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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