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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것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1975) 읽은 기록_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by 스태리히 2021. 12. 13.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1975)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어린 모모가 사랑에 대해서 얘기할 때, 마음이 아팠다. 엄마를 만나기만 했더라면 무조건 사랑했을 것이라고 하는 것, 그리고 새끼를 위해서라면 절대 물러서지 않고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암사자를 매일 밤 불러 들이는 것도. 엄마의 사랑을 모르고 자란 아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슬픈 생각이 들었다. 모모는 엄마의 사랑을 받진 못했지만 쉬페르를, 아르튀르를, 로자 아줌마를, 하밀 할아버지를, 그 등등을 사랑했다!

 

너무나 사랑하는 대상이 있으면 그 대상이 행복해지기만을 바란다. 그 대상이 행복할 수만 있다면, 나는 자연스레 뒷전이 된다. 모모는 강아지를 그렇게 떠나보냈고, 로자 아줌마를 그렇게 떠나 보냈다.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을까? 남녀 간의 사랑에 목매는 것이 철 없는 짓이라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남녀 간의 사랑 뿐만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사랑, 내 가족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 그 대상이 어떤 것이든 간에 사랑은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모를 둘러싼 환경은 정말 좋지 않지만, 모모가 끝까지 (끝을 넘어서까지) 로자 아줌마의 곁을 지킬 수 있게 한 것은 로자 아줌마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었던 것 처럼.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누군가를 위해서 기꺼이 내 품을 내어주고, 또 그 누군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을 느끼고. 사랑 없이 산다면,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대상이 아무 것도 없다면 나는 내가 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내가 지금 이걸 왜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만큼 무력하고 우울한 것도 없을 것 같고.

 

여튼, 그래서 나는 많이 많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2020.6.25 트레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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