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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 것

사랑의 생애 (이승우, 2017) 읽은 기록_사랑은 그냥 오고, 그냥 떠난다

by 스태리히 2021. 12. 13.

사랑의 생애 (이승우, 2017)

사랑은 그냥 오고, 그냥 떠난다

 

사랑은 강요하지 않는데도 강요받는 것 이라며, 사랑은 발화한다고 한다. 그렇게 의도치 않게 사랑이 시작되고, 사랑의 생애가 끝나면 연인의 연애도 끝이 난다고 한다. 차라리, 이렇게 생각하는게 편할 수도 있다. 종종 자책을 하며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사랑이 그냥 왔고, 그냥 떠났다고.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랑과 우정의 차이였다. 우정은 사랑과 달리 증명할 필요가 없다. 사랑에는 증명할 의무가 있다. 정말 그런게, 친구들한테 '너는 아직 나를 좋아하니? 나랑 계속 친구하고 싶니?'라는 확인을 하지 않는다 (할 생각조차 들지 않는데). 근데 사랑은 자꾸 확인하고 싶다.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니까 이 사람도 나를 좋아하는지 확인하고 싶은데, 또 책에서는 사랑이 괴로울 수 밖에 없는 것이 불가능한 것을 욕망하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 우째야하는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사랑의 속성이라면서, 사랑이 괴로울 수 밖에 없다면, 우리는 괴로움을 감수하면서 사랑을 해야하나? ㅎㅎㅎ 나중에 사랑에서 우정으로 전환이 되었을 때는, 증명할 필요가 없어지겠지? 마치 초코파이처럼 말하지 않아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우정으로 전환된 사랑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좋을 것 같다!

 

몇 번의 연애를 하면서, 그리고 내 주위 친구들의 사례들을 보면서, 사랑은 정말 다 제 각기의 모습을 하고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어렸을 때는 사랑을 이해하는 폭이 좁아서, 친구들의 연애 고민들을 들어보면 '헐! 그게 말이 돼? 헤어져!' 란 말도 많이 했는데 그 후의 여러가지 경험을 하면서, 모든 연인들은 자기들만의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 것 같다. 영석과 선희도, 사실 제 3자 입장에서 보면 '왜 만나냐'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하지만, 또 한 편으로 '그래, 그들의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어떤 사랑의 생애는 짧고, 어떤 생애는 길다고 한다. 어떤 생애는 부활하고, 어떤 생애는 영원하다고 한다. 부디 나에게 오는 사랑이 영원한 생애를 가졌기를! 그나저나 마지막에 준호가 장례식장에서 만나게된 선희한테 '우리가 어디서 본 적이 있지요?'라고 하는 장면에선 풉 웃음이 나왔다. 사람 안 변한다니까.

 

2020.7.23 트레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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