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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은 것/밖에서 사먹기

밍글스 Mingles, 컨템포러리 퓨전 한식 다이닝, 디너

by 스태리히 2021. 12. 14.

생일 기념으로 가게 된 밍글스! 미슐랭 2스타이기도 하고 시작부터 마지막 커피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다는 후기를 듣고는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생일 기념으로 짝꿍 덕분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예약한 것은 디너 코스 (1인 240,000원). 호달달한 가격이지만 그만큼 처음 맛보는 음식들과 황송한 서비스를 누리고 왔다.

 

코스 목록. 코스에 별도로 멸치국수를 추가했다. 추가 메뉴는 꼭 처음에 주문하지 않아도 되고, 먹으면서 중간에 추가해도 된다고 말씀 주심!

 

제철 조개, 캐비어 / 제철 생선(고등어), 오이고추, 찹쌀된장 / 제주 갈치 & 감태롤 / 홍시, 치즈, 된장 타르트

Seasonal bites로 맨 처음 나오는 음식들! 나는 전체 코스 중에서 이게 제일 맛있었다. 해산물이 싱싱하고 상큼했고, 짝꿍은 특히 고등어의 약간 비릿한 맛이 있어 더 좋았다고 했다. 제주갈치&감태 롤은 안의 갈치 튀김의 온도가 엄청 따뜻하고 먹기 좋아서 한 입 먹고 우와! 했던 디쉬. 타르트 역시 달착지근한 게 참 맛있었다. 두 개씩 주면 좋겠어..

 

가을 나물 메밀 빙떡, 전복, 잣

메밀 전병 안에 여러 재료들을 넣고 감싸주었다. 빙떡은 쫄깃했고 안의 재료의 식감이 좋았다. 위에 올려져 있는 잣 가루도 매우 고소했음! 그나저나 그릇이 너무 예뻐..

 

한우 배추쌈, 따뜻한 콩국, 토마토 말랭이

서버 분께서 따로 콩국을 가지고 오셔서 테이블에 플레이트를 서빙 후에 부어주신다. 콩국이 굉장히 고소~~했고 양배추쌈 안에 들어가 있는 갈빗살도 참 맛있었다. 고기에 약간 양념이 되어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쌈 다 먹고는 콩국을 숟가락으로 싹싹 긁어먹음!

 

제주산 옥돔, 들기름 어란소스, 왕어란 조개

튀긴 음식들의 온도감이 참 좋다. 너무 뜨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식지도 않은! 한입 먹었을 때 바사삭하며 따뜻한 것이 너무 기분 좋은 온도감이다. 생선도 참 맛있었다. 냠냠냠

 

랑구스틴 구이, 흑초 쌀밥, 캐비어, 누룩 비스큐 소스

랑구스틴이 뭐지~? 해서 여쭤봤는데 랍스터랑 거의 비슷한 딱새우 종류인 것 같다.. 식감도 거의 비슷하고 아무튼 맛있다! 캐비어가 짭쪼롬해서 흑초 쌀밥이랑 잘 어울렸고, 랑구스틴에는 거품으로 된 어떤 소스도 얹어져 있고.. 누룩 비스큐 소스에 찍어먹었다. 랑구스틴 살이 아주 쫀쫀해서 와아! 하고 먹은 디쉬.

 

오골계 꼬치, 모렐 버섯, 로즈 마리

처음 먹어보는 오골계. 그 사이에 모렐 버섯이라는 이상하게 생긴 무언가도 끼워져 있었다. 꼬치가 너무 예뻐서 비주얼로 홀렸으나 맛은 뭔가 향이 익숙하지 않았었던 느낌.. 그냥 닭 먹을래.. 그래도 플레이팅은 너무 예뻐..

 

2가지 부위의 한우요리, 뿌리채소

메인 음식은 짝꿍과 내가 한 개씩 주문하여 반씩 바꿔먹었다. 서버 분이 둘이 오면 그렇게 제일 많이 주문한다고 하셔서.. 한우 채끝과 등심이었던 것 같다. 각자의 소스가 달라서 맛이 색달랐고, 개인적으로는 채끝이 제일 맛있었던 것 같다. 뿌리채소라고 나온 것은 더덕구이! 역시 맛났음.

 

양갈비 구이, 캐비어 램 쥬(jus), 양고기 라비올리

보자마자 눈에 띈 건 라비올리.. 무슨 거북이 등짝처럼 생겼다. 무늬도 색깔도ㅎㅎ 안에는 양고기 다진 것과 야채들이 들어있었다. 나는 원래 양고기 좋아라 하는데, 뭔가 이 것도 시즈닝이 나의 취향과는 쪼금 먼 느낌이었다 😂 캐비어 램 쥬는 맛있게 먹었으나 허브로 감싸진 양갈비 구이는 한번 맛보고 짝꿍에게 다 줬다. 좋지?

 

멸치국수

원래 디너 코스에는 멸치국수가 없다. 그래서 메인 메뉴 (한우/양고기)를 먹고는 바로 디저트인데, 그래도 메인 먹고 나서는 탄수화물을 먹어줘야 식사한 느낌이 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배는 어느 정도 불렀어도 멸치국수를 추가했다. 나눠먹으려고 1개 주문했는데 두 그릇에 나눠주셔서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서빙될 때는 국수에 얕게 육수가 깔려 나왔고, 서빙 후 추가로 육수를 더 부어주신다. 위에 올라간 생선 튀김도 또 너무 따뜻하고 맛있었쟈나! 면이 굉장히 탱글하고 호로록호로록 들어갔다. 나중에 나갈 때 선물이라고 멸치 다시팩도 주셨는데, 조만간 해 먹어 봐야지.. 결론은 쨌든, 멸치국수 안 시켰으면 큰일 날 뻔! 이제 디저트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 (비장)

 

Pomme Blanc (펜넬 아이스크림, 사과 정과, 애플 그라니따)

저녁 코스에는 디저트만 3개가 나오는데 그중에 첫 번째. 아이스크림은 누구나 좋아하는 바닐라 맛이었고, 안에 사과 정과가 들어가 있어 씹히는 맛이 있어 좋다. 아래쪽에 사과맛 나는 슬러시가 깔려있어 같이 푸욱 떠먹으면 넘나 달콤하고 시원하고 맛있는 것!

 

Chestnut&Mushroom (율란&마롱글라쎄, 능이주 아이스크림, 능이 튀일) / Jang Trio (된장 크림뷜레, 간장 피칸, 고추장 튀밥, 바닐라&위스키)

두 가지 다 맛보고 싶어서 디저트도 한 개씩 시켰다! 기대했던 건 밍글스의 시그니쳐 디저트라는 장트리오. 맨 밑에는 된장 크림뷜레, 그 위에 간장 피칸, 아이스크림 위에는 고추장의 빨간 가루가 뿌려진 튀밥이 있다. 아이스크림에 웬 된장/고추장/간장? 의문을 품었었지만, 단짠의 조화는 역시나 옳은 것 😋 짱 맛있었다. 그에 비해 체스트넛 & 머쉬룸 아이스크림은 맛있긴 했으나 임팩트 있는 메뉴는 아니었던 것 같다. 장트리오 최고! 또 먹고싶어!

 

짝꿍이가 예약할 때 내 생일이라고 코멘트를 넣어놨더니, 코스가 다 끝나고 나서 이렇게 예쁜 접시에 미니 케이크 / 레터링 / 초까지 준비해주셨다 🎈🎈 넘넘 기분 좋은 이벤트 🎈🎈

 

커피, 돼지감자 차, 아름다운 우리 다과

커피 또는 차와 함께 3번째 마지막 디저트를 내어주신다. 다과 모음함을 가져오셔서 보여주시고는, 접시에 두 개씩 놓고 먹는 순서까지 알려주셨다. 가장 덜 단 다과부터 가장 단 다과 순으로 맛있게 먹었다. 왜냐면 우리는 말 잘 듣는 커플이니깐.

 

맛도 좋은 음식들이었지만, 이렇게 호사스러운 서비스를 누려본 적은 처음이었다. 새로운 음식이 나올 때마다 커틀러리를 새 것으로 교체해주시고, 교체 전에 수저 받침대에 소스 같은 게 묻었으면 깨끗하게 닦아주신다. 화장실 가느라 잠깐 자리를 비웠을 때에도 무릎에 내려놨던 냅킨도 고이 접어서 정리해주심. 나갈 때 코트도 입혀주심. 황송하다...ㅋㅋㅋㅋㅋ

 

낮에 와본 적은 없지만 저녁에 어두울 때 뭔가 좀 더 차분한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적당한 사람들의 말소리들도 너무 어려운 분위기도 아니라, 편하게 대화하며 먹을 수 있었다. 너무  완벽한 서비스와 맛있는 음식! 최고의 호사였다💖 돈 열심히 벌어서 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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